질문능력의 필요성
우리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회의와 대화가 오가며 의견을 모으고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프로젝트를 하더라도 분담하여 진행하는 경우가 있으니 서로 의견을 조율하고 맞춰야 하겠죠. 대화가 있으면 당연히 질문이 나오는 게 정상이죠. 또, 질문이 없다는 것은 그 강연은 인기가 없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질문이 많이 나온다면 어느 정도는 그 강연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반증하죠. 질문. 사실 학교 다닐 때,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왠지 '나만 이해를 못 했나?' 아니면 '내가 이상한 질문을 하는 건가?' 이런 생각에 자주 하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질문이 결정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고 큰 틀을 잡아가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럼 우선 질문능력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능력이 왜 필요한가?
'질문능력이 왜 필요할까?' 이런 질문을 받으면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아마도 다시 자신에게 반문하게 될 겁니다. '질문능력이 왜 필요하지?'라고요. 우리를 이렇게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질문능력입니다. 이처럼 질문은 상대가 특정한 방향으로 생각하도록 강제하는 힘이 있습니다. 사실 위와 같은 질문을 받으면 '질문능력이 과연 필요한가?'라는 기초적인 사고를 건너뛰고, '질문능력이 왜 필요한가?'라는 질문받은 내용부터 생각하게 됩니다. 원래대로라면, '질문능력이 필요한가?'를 먼저 묻고 '그렇다'는 답을 얻은 후, '왜 필요한가?'를 물어야 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하지만 '질문능력이 왜 필요한가?'라는 질문에는 이미 '질문능력이 필요하다'는 전제가 되어 있으므로, 무의식적으로 단계를 뛰어넘어 '왜 필요한가?'부터 생각하게 되는 것이죠. 혹시 자신에게 질문을 스스로 던지는 습관이 있으신가요?
이런 질문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면 인생도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습니다. 오래전 물이 필요했던 과거의 인간은 '물이 있는 곳으로 어떻게 이동할까?'를 항상 고민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질문이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물을 이곳까지 어떻게 나를까?' 그때부터 관개기술이 발전하였고 농경이 시작되었습니다. 질문 하나로 생각의 전환을 하면서 문명이 획기적으로 발달했습니다.
그로부터 다시 시간이 흘러 근대 물리학의 아버지 뉴턴은 자신에게 이렇게 질문했습니다. '사과는 왜 땅으로 떨어질까?' 이 질문에 의해 만유인력의 법칙이 발견되었고, 물리학은 눈부신 발전을 하였습니다. 또다시 시간이 흘러 자동차가 만들어집니다. 자동차 조립은 처음에는 한 곳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작업장에 서로 다른 작업원이 연달아 드나들며 차례로 조립하는 방식이었죠. 그러던 어느 날, 자동차 왕 포드는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인간이 아니라 자동차가 이동할 수는 없을까?' 이 질문에 의해 컨베이어 벨트가 발명되었고,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습니다.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하여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친 것입니다.
상대성이론과 특수상대성이론으로 세상을 변화시킨 아인슈타인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질문을 멈추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인류는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아왔고, 문명을 발전시키고 쾌적한 생활을 실현했습니다.
질문 전 확인해야 할 4 가지 항목
1. 질문의 목적은 무엇인가?
질문에는 여섯 가지 기능이 있습니다.
- 원하는 정보를 얻는다.
- 남의 호감을 얻는다.
- 남의 마음을 움직인다.
- 사람을 키운다.
- 논쟁을 주도한다.
- 자신을 통제한다.
질문할 때는 질문의 목적이 무엇인지부터 명확히 해야 합니다. 목적에 따라 질문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책을 읽습니까?'라고 묻는다고 합시다. 이 단순한 질문도 목적에 따라 방식이 달라집니다. 상대가 책을 읽는지 아닌지 확인하고 싶다면 '당신은 요즘 책을 읽습니까?'라고 물어야 하고, 상대가 어떤 책을 읽는지 알고 싶다면 '당신은 어떤 책을 읽습니까?라고 물어야 합니다. 상대의 호감을 사고 싶다면 '당신은 어떤 책을 좋아합니까?'라고 질문하여 좋아하는 책을 떠올리게 만든 뒤, '저도 그 책을 좋아합니다. 취향이 비슷하네요.'라며 맞장구를 치면 됩니다.
남의 마음을 움직이거나 사람을 키우고 싶다면 '1년 후에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요?'라는 질문으로 현실과 꿈의 차이점을 인식시킨 뒤, '그러려면 어떤 지식이 필요할까요?'라는 질문으로 꿈을 이룰 방법을 찾게 하고, '그 지식을 얻으려면 어떤 책으로 공부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으로 책에 대해 생각하게 해야 합니다. 이처럼 같은 질문이라도 목적에 따라 그 방식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이 질문의 목적은 무엇인가?'라고 자신에게 물어 명확한 답을 낸 후에 질문을 시작해야 합니다.
2. 질문의 상대가 적절한가?
A라는 사람이 언젠가 길을 잃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주위를 둘러보니 두 사람이 눈에 띄었습니다. 한 사람은 배낭을 둘러멘 남성, 또 한 사람은 장바구니를 든 중년 여성이었습니다. A는 주저 없이 중년 여성에게 다가가 길을 물었죠. 여러분이라도 그랬을 겁니다. 길을 묻는 대상은 당연히 그 지역을 잘 아는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이죠.
질문으로 정보를 얻으려면 원하는 정보를 가진 사람을 찾아야 합니다. 경비원에게 예산 계획을 묻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역시 그런 질문은 회계부서 직원에게 해야 합니다. 따라서 질문을 하기 전에 '누구에게 질문해야 가장 바람직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 심사숙고해야 합니다.
단, 누구에게 질문해야 할지 모를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누구에게 질문하는 것이 최적인지를 아는 사람'을 찾아보세요. 가령 장바구니를 든 중년 여성도 목적지로 가는 길을 모른다면, '그럼 어디에 가서 물어보면 될까요?'라고 다시 묻는 것이죠. 그러면 '저쪽 골목에 파출소가 있으니 거기서 물어보세요.'라고 가르쳐 줄 것입니다. 이렇게 차근차근 단계를 거쳐 필요한 정보에 다가가면 됩니다.
3. 질문의 타이밍이 적절한가?
질문의 시점도 중요합니다. 회사에서 막 외근을 나가려고 서두르는데 질문하거나 말 거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전에도 그럴 기회는 충분했는데도 말이죠. 이럴 경우 답변자가 마음의 여유가 없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바쁘게 일하는 사람에게 질문하면 대답조차 못 들을 수도 있습니다. 정보가 아쉬운 사람은 상대가 아니라 본인입니다. 그러므로 상대의 상황을 잘 살핀 뒤, 적절한 시기에 질문해야 합니다.
4. 지금 이 질문이 최선인가?
질문의 목적을 명확히 하고 최적의 상대방에게 최적의 타이밍에 질문하라는 것까지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어떤 질문을 선택해야 할지 알아봅시다. 어떤 질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답변도 달라집니다. 따라서 질문을 엄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사의 기계를 판매하기 위해 거래처를 찾아가 느닷없이 '지금 귀사에서 사용하는 기계가 우리 회사 기계보다 못한 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라고 질문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어쨌든 상대방은 경쟁사의 기계를 선택하여 지금까지 써 왔습니다. 그러므로 이 질문은 상대의 판단이 틀렸다는 비난과도 같습니다. 질문할 때는 상대의 자존심을 배려해야 합니다. 즉 상대의 판단을 인정하면서도 자사 기계의 우수성을 호소하는 질문을 신중하게 골라야 합니다. 예를 들면, '지금 사용하시는 기계도 훌륭하지만, 혹시라도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라고 묻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질문도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상대의 판단을 더 인정하기 위해 '지금 사용하시는 기계를 한 가지만 개량한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라고 질문하면 어떨까요.
최적의 질문을 선택하는 이런 작업은 순식간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질문을 하기 직전에 머릿속에 여러 개의 질문이 동시에 떠오른다면, '가장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질문은 무엇일까?'라고 스스로 물어 가며 최적의 질문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보다 더 적절한 질문은 없을까?'하고 그 결정을 재검토합니다. 이렇게 최종적으로 선택된 질문이 입 밖으로 나오는 것입니다. 이 작업은 대개 순식간 또는 수 초 사이에 끝납니다.
그럼 이번에는 재판에서 이루어지는 변호사의 증인신문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 준비에는 방대한 시간이 걸립니다. 어떤 질문을 어떤 순서로 할지, 상대의 답변에 따라 어떤 질문을 선택할지 미리 철저히 계획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질문 하나가 잘못되면 굉장히 불리한 증언이 튀어나와 패소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질문 하나만 제대로 하면 의뢰인에게 굉장히 유리한 증언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질문에 재판의 승패가 달린 셈이죠. 그래서 변호사는 언제나 최적의 질문을 고민합니다.
책 '결정적 질문'을 참고하여 글을 작성해 보았습니다. 작가는 다니하라 마코토이고, 변호사 출신으로 질문법의 대가라고 할 수 있겠죠. 이상으로 질문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질문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많은 관심(♥)과 구독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